용서가 되나요?
- 수영 유

- 2020년 9월 29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0년 10월 1일
용서가 되나요? 용서에 대한 피정이나 강의를 해야 하는 시간들이 다가 올 때면,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많이 망설여 집니다. 무턱대고 "용서해야 합니다" 는 이야기를 하며, "하느님께서도 그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7번만이 아니라, 더 더 용서해야 한다며 가르치셨습니다" 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알고 있지만, 용서가 쉽지 않고, 가능하지 않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말로는 용서가 쉽지만, 어떤 사람의 잘못이나, 실수로 우리가 겪어야 하는 상황들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일종의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용서를 할 수 없다는 분들에게 건네는 이야기는 "하느님이 되지 마세요" 는 말이었습니다. 오히려 용서하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솔직함" 입니다. "용서하게 해 주세요" 가 아니라 "하느님 저는 용서할 수 없어요"라는 그 솔직함이 우리가 지녀온 미움의 사슬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용서하고, 사랑하고, 화해하라 가르치지만, 용서는 하느님이 도와 주셔야 가능한 것이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속이면서 살아가기도 합니다. 누군가 용서했다고 생각하고 이야기 할 때가 그러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야 용서하지 못했던 마음, 그 기억들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일 것입니다. 숨기고 싶지만, 회피하고도 싶지만, 무시하고 싶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잘 되지 않습니다. 불쑥불쑥 화가 나기도 하고, 다른 곳에 그 미움과 화를 풀기도 하며, 심지어 자신을 학대 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영성가들은 "용서를 위해서는 상대방이 저지른 잘못이나 악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마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교회에 알리는 것" 처럼, 하느님께 알려야 합니다. 때로는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 용서 할 수 없는 사람을 떠올리는 것 조차 싫고 힘들지만,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잘못을 했는지, 내가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하느님 앞에서 "유죄 판결"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용서하지 못하는 우리 자신이 솔직해 지기 위해서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그 사람을 찾아가 이야기를 하려는 시도와 노력은 더 큰 상처를 만들기에 하느님과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의 영혼은 열등감으로 가득 차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 입니다. 용서는 "프로세스"이며, 치유의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상처 받았던 기억을 정화하는 방법도 이와 비슷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 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내가 죄 없는 의인이어서 죄인인 그를 타이르는 것이 아닙니다. 나도 죄인이지만 그가 나의 형제 이기 때문에 구원의 길로 함께 가자는 호소인 것입니다. 용서하는 것은, 사랑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때문에 어렵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치유가 일어나고, 용서를 선언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느님께 대신 부탁을 드려도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가슴에 맺힌 원한을 풀어 주시고, 우리의 슬픔을 위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어떤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까? 그 부탁에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엇이라 말씀해 주실까요? 아마, "그 어떤 이야기도 나에게는 해도 괜찮다."고 말씀해 주시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 용서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씀해 주시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러한 작업이 일어나고, 연약한 시간이 흐른 뒤, 궁극적인 용서를 하게 되기를, 언젠가는 위대한 사람들 처럼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를 통해 드러나기를 간절히 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청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