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아버지, 부성애 사랑의 회복 (루카 15,1-32)
- 수영 유

- 2022년 9월 12일
- 2분 분량
여러분의 아버지는 어떤 분이십니까? 무서운, 무기력한 아버지일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어떤 분이셨는가에 따라 삶의 많은 부분들이 바뀌게 되는 것을 깨닫습니다. 어떤 분은 “저에게 아버지는 존재감이 없습니다.”라 하셨습니다. 무서운 또는 무기력한 아버지일 수도 있지만, 그 아버지가 저의 삶에 영향을 끼쳤다? 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존재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실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부모님께 받은 상처 치유 여정에서 상처로 인식되는 부분 중, 받지 못한 사랑을 (의도하지 않게) 어머니의 사랑에 한정시키고 어머니에 대한 애착과 집착으로 인한 어려움은 호소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기에 그 상처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였습니다. 심지어 어머니의 관심과 사랑은 당연한 것이고, 어쩌다 관심을 보여준 아버지의 관심에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경우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우리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큰 부분은 양육과정 중 어머니의 역할이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아버지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전인적인 인간에 대한 고찰과 영적인 존재인 인간에 대한 고찰이 있다면, 또한 우리 안에 있는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고찰이 있다면 어머니께서 우리들에게 채워줄 수 있는 빈공간, 부성애적인 사랑의 결핍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공간들, 상처들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왜곡된 하느님의 이미지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늘 우리를 바라보시며 우리를 이끄시는 분이라 이야기를 하지만, 아무리 기도를 해도 응답이 없으시고 지켜만 보시고 심지어 아버지의 자리만을 차지하고 계신 무기력한 아버지의 이미지로도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무서운 아버지로도 느껴질 수 있지만, 무서운 이미지는 그 무기력함을 감추기 위한 방어적인 모습이 아닐까요? ) 오늘 복음의 세 개의 비유 중에 두 개의 비유의 이미지에 첫번째 초점을 맞추어 봅니다. 잃어버린 은전을 찾는 여인과 돌아온 탕자의 비유입니다. 이 비유들은 하느님의 모성애적 사랑 (능동적인 하느님의 사랑으로 보이는 잃어버린 동전을 찾는 여인의 비유)와 부성애적 사랑 (비 능동적이고 때로는 마냥 기다리는 무기력한 아버지의 이미지가 투사될 수도 있는 이미지일수도 있지만, 섬세한 사랑이 아니라 넓은 사랑)을 우리들에게 전하기 위함이라 추측해 볼 수도 있습니다. 분명 하느님은 모성애적인 사랑으로 우리를 품어 주시고, 기르시기도 하지만, 부성애적인 사랑으로 기다려 주시는 분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하느님의 사랑은 완전한 사랑입니다. 더 깊은 묵상의 두 번째 초점은 돌아온 탕자, “유산”이라는 것을 달라는 탕자의 마음입니다. 이 탕자의 마음은 여러가지 의미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아버지와는 다른 좋으신 아버지께 많은 것을 받았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는 부정적인 의미의 아이가 때를 쓰는 마음(우리가 죄를 지을 때, 이러한 마음이 됩니다.)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받지 못했던 부족함을 채워 달라고 하는 믿음과 신뢰 안에서 유산을 청할 수 있었던 마음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유산을 돈과 물질로 해석하지 않고 그리스어 meros에 초점을 둔, 사람이 가져야 하는 것으로 더 많은 것을 발휘하기 위해서 본질적으로 반드시 취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할 때, 부성애적인 사랑에 대한 갈망 그 사랑을 청했던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유산을 내어 주셨던 아버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배은 망덕한 놈이라 생각하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렘브란트의 그림에서 짓물러 있는 아버지의 두 눈은 눈물 때문이었습니다. 채워주지 못했던, 부족했던 그 사랑 때문에, 방황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지 않으셨을까요? 부성애적인 사랑이 회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성애적인 사랑은 아버지로서 부족했던 것들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미안하다.” “다시 돌아와 줘서 고맙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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